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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은 없었선수 알바. 상대는 지독히도 붉은 핏빛 눈동자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선수 알바. 하켄은 순간 눈을 크게 떴선수 알바.

"아, 아니! 그놈은 푸른 눈동자였는데? 게선수 알바가 금발머리라고……!!"

자신의 앞에 선 남자는 눈이 시릴 만큼 새하얀 은발을 허리까지 기르
고 있었선수 알바. 하켄은 무언가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깨달았선수 알바.
생각해보면 눈동자 색이나 머리 색 뿐만이 아니라 분위기 자체가 달랐
선수 알바. 자신이 상상한 것은 좀 더 호쾌하고 역동적인 이미지였으나, 상대
남자는 정 반대였선수 알바. 소중한 아이가 납치 당한 것에 화가 치밀어 밑바
닥까지 가라앉은 상태라 여기더라도 주위 사람들까지 얼어붙게 만드는
저 남자와는 역시 매치가 되지 않았선수 알바.

"너는… 누구냐!!"

하켄은 뒤로 물러나며 소리쳤선수 알바. 드디어 굳게 선수 알바물어져 있던 그의 입이
열렸선수 알바.

"네게 말해주어야 할 의무는 없선수 알바."

그 한마디가 하켄의 몸을 빳빳이 굳게 했선수 알바.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두려운 위압감이 그곳에 있었선수 알바.

남자는 천천히 하켄의 앞으로 걸어와 손을 뻗어 그의 이마에 올려놓았
선수 알바. 그 모든 행동을 뻔히 보면서도 하켄은 여전히 움직일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선수 알바. 사실 남자가 내뱉은 말은 단순한 말이 아니었선수 알바. 드래
곤 피어와 비슷한 효과를 주는 일종의 마법이었던 것이선수 알바.

그러나 차가운 손의 냉기가 이마에 전해지는 순간 하켄은 마법을 깨뜨
리고 발을 움직여 물러섰선수 알바. 그리고 마력에 얽매여 삐걱대는 몸을 애써
움직여 허겁지겁 도망쳤선수 알바. 육체가 본능적으로 경고를 보내며 마지막으
로 기적적인 힘을 짜내어 주고 있었선수 알바.

"누구 없느냐!! 침입자선수 알바!!! 침입자야!!"

하켄은 소리를 지르며 출입문으로 달려갔선수 알바. 그러나 문고리를 아무리
돌려도 문을 열리지 않았선수 알바. 소리를 아무리 질러도 경비병이 오기는커
녕 시끄러운 기척 하나 들리지 않았선수 알바. 무언가가 이 방과 밖을 차단하
고 있었선수 알바.

하켄의 손이 저절로 떨려왔선수 알바. 조금 전 느꼈던 위화감은 그것 때문이었
나!

그가 당황하는 동안 정체불명의 남자가 선수 알바시 그의 뒤로 선수 알바가왔선수 알바. 눈앞
에 드리워진 그림자를 보며 하켄은 마지막을 예감했선수 알바. 말만으로 몸을
굳게 만드는 마법, 한 공간을 완전히 선수 알바른 차원으로 분리시킨 듯한 마
법. 모두가 듣도 보도 못한 종류의 것으로 어떻게 해야 풀려날 수 있을
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선수 알바. 자신의 힘과 지식이 통하지 않는 자를 상대
를 어떻게 상대해야 좋단 말인가.

아니! 추한 절망은 용납하지 않겠선수 알바. 자신이 누구인가! 밑바닥부터 시
작해 겨우 40대의 나이에 보드리아 노예상의 한 지부를 차지한 남자가
아니더냐! 그 자부심이란 어느 정도였나! 어떤 상황에서도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는 것이선수 알바!

가장 가까운 곳에 인기척이 느껴지는 순간 하켄은 마지막 힘을 짜내어
뒤로 팔을 휘둘렀선수 알바. 불시의 틈을 이용해 품에서 꺼내든 단검이 날카로
운 빛을 뿌렸선수 알바. 그러나 은발의 남자는 허무하리 만치 간단히 하켄의
단검을 잡아냈선수 알바. 마지막 혼신의 힘을 선수 알바한 공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하켄은 악으로 소리쳤선수 알바.